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책 『정체성』에 관하여Journal/Review 2022. 8. 30. 21:24
실존하는 것으로부터의 위험이 사라진 시대.
우리는 더 이상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칼과 총을 뽑아들지 않는다.
(적대자에게) 우리는 연대하지 않는다. 똑같이 보이지 않는 것-시스템-에서 도움을 찾는다.
중립의 예절계약 같은 우정.
- 밀란 쿤데라전쟁터에서 적군을 마주치면 동료에게 의지하지만 여행을 가다가 차량이 파괴되면 보험사에 의지한다.
요즘 사람들은 재미있는 친구를 가장 좋아하는 것 같다. 나도 그렇다.
그렇지만 사람이 친구가 될 때는 어쩔 수 없이 믿음이 먼저고 재미는 다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.
우리가 감추고자 하는 비밀은 가장 특별하고 신비스럽고 개인적이며
소중한 것이 아니다.
비개인적이고 반복적이며 보편적인 것이 비밀이다.
- 밀란 쿤데라남들이 얻기 힘든 소중한 사진은 인스타그램에 게시하고
자신의 가장 평범한 모습은 비밀이 되는 것일까?
우리가 살면서 들은 누군가의 비밀은 결국 ‘공개된’ 비밀-이라는 아이러니.
그렇다. 비밀은 사실 두 가지 단어로 나뉘어야한다.
정말 공개될 수 없는 비밀과, 당신이 소중한 사람이어서 말해주고 싶은 이야기라는 비밀.
세상이 더 재밌으라고 이 두 가지를 합쳐놓았나 보다.
가장 도발적인 것도 – 권력에 도달하면- 가장 관습적인 것이 된다.
관습이 도발로, 도발이 관습으로 변할 수 있다.
언제든지.
중요한 것은 이것을 끝까지 밀고 나가려는 의지다
- 밀란 쿤데라어렸을 적, 아버지께 나의 꿈을 말하면 당신은 곧 “또 바뀔거다”라고 하셨다.
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‘끝까지 밀고 나가려는 의지’이기 때문에, 내가 변화할 것이라는 걸 아주 잘 알지만
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진심이 되려고 한다. 언제나.
그나저나 ‘권력과 관습’이라면 우리나라의 정치는 어떨까
가장 많은 표를 받는 사람들을 생각하면…… 사실 나는 잘 모른다.
위험할 뻔 했군요. 농담입니다
도서 저작권- 밀란 쿤데라 (2019). 정체성 (이재룡, 역). 민음사. (원본출판 1997년)
표지 그림- René Magritte / ADAGP, paris – SACK, seoul, 2012 『The Pilgrim』, 디자인- 박연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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